본문 바로가기

커뮤니티/관련기사

가계 이어 개인사업자 부채도 빨간불

 

 

 

 

올해 1~7월에만 17.1조원↑…지난해 증가폭과 맞먹어
"자영업자 어려워지면 소비악순환 굴레로 빠져들 것"

 

가계의 은행빚만 경고등이 커진 것이 아니다. '제2의 가계부채'로 불리는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조원 가까이 늘었던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1~7월에만 17조원 넘게 증가해 연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내수경기 침체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기본적인 운영비 마련조차 어려워 빚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무섭게 늘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가계대출과 다를바 없어

자료제공=한국은행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22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17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인 40조9000억원의 41.8%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 7월에만 3조7000억원 증가해 2005년 해당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은행들은 2000년대 초중반 이른바 소호(SOHO)라는 이름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크게 늘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부실을 대거 털어버려 2008년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6조7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은 통계 기준으로 2009년(8조3000억원)과 2010년(5조9000억원)에는 증가세가 미미했으나 2011년에 13조원, 2012년 15조원, 2013년 17조1000억원, 2014년 18조8000억원 증가해 증가폭을 키워왔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은행에서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자영업자에 대한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해 각종 금융 통계에서 기업 대출로 분류된다. 하지만 실제 용도는 생활자금과 사업자금 간 구분이 불확실하고 부채 상환 책임도 자영업자 개인에게 귀속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개인사업자 대출 역시 가계부채만큼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韓 자영업자, 운영비 마련조차 어려워 빚내는 경우 많아"

올해 상반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동기 대비 10만7000명 줄었으나 대출이 느는 것은 내수경기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내수 충격, 최근 들어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인해 매출액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기본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임차료, 재료비, 인건비 등의 운영비를 마련하지 못해 부채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역시 "자영업자의 숫자가 줄고 있는데 대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요가 부진하고 경쟁이 심화돼 상업활동이 어렵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현재의 낮은 금리 역시 대출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4월(전월대비 1.4%↑) 반등하는가 싶었던 민간소비는 메르스를 만나 다시 둔화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2.1%), 가전제품과 같은 내구재(-1.6%), 화장품 등 비내구재(-1.1%)등이 모두 감소해 총 3.7%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소비재판매액 지수는 매달 0.5%씩 줄어들었다.

한국은 특히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업체 수의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7.4%나 돼 자영업자의 부채가 많아지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

이근태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는 소비 주체이자 생산 주체이기 때문에 사업이 어려워지면 자연히 개인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했다. 또한 그는 "현재 가계대출을 사업자금으로 쓰는 경우도 많아 이 부분도 우려해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참조-세계일보]